JENESYS 한국청년방일단(고등학생) 방일 후기(2018년 1월 16일~25일)

2018/2/7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이 주최한 일본가요대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대회, 일본퀴즈대회 등으로 선발된 영남지역 고등학생 21명이 조민경 선생님(대구관광고)의 인솔로 2018년 1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JENESYS2017 한국청년방일연수단’으로 도쿄(東京), 아키타(秋田), 이와테(岩手) 등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방일단으로 참가한 김지윤 양과 단원들의 방일후기를 소개합니다.

 
‘연(縁)’,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김지윤(김해외국어고등학교 3)

2017년, 영원히 끝이라고는 없을 것만 같았던 입시의 한 해가 지나고 드디어 염원해왔던 스무 살이 되어 2018년을 무려 9박 10일간의 일본 연수로 시작하게 되었다. 학교 수학여행과는 달리 대부분 초면인 친구들과 떠나는 여정이었기 때문에 설렘보다는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가족여행, 학교 수학여행, 일본 대학입시 때문에 자주 왕래했던 일본이었지만 이번이 어느 때보다도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개인적으로 일본에 갈 때와는 달리 우리는 일본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으며, 그것을 함께 느끼고 공감해주는 친구들이 항상 서로의 곁에 있었다. 바로 ‘연(縁)’이었다. 
일본영화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에서 ‘무스비(結び)’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와 같이 일본은 인연의 끈, ‘연(縁)’을 중하게 여긴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기모노(着物)를 입혀주시던 직원 분, 한국에서 왔냐며 예쁜 미소로 과자를 나눠주시던 가게 아주머니, 눈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손 내밀어주시던 해설사 분, 무수히 마주쳤던 소중한 인연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며 나중에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미소 지으며 언제든 떠올릴 수 있도록 특히나 기억에 남은 ‘연(縁)’을 다시 그려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연수 둘째 날 우리에게 ‘일본인의 전통 관념’을 주제로 강의를 해주신 핫토리 요시노부(服部慶亘) 씨다. 문화학과 관련해서 대학에 진학하는지라 무척이나 관심을 갖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흔히들 일본을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표현하는데, 그것은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큰 것이 정서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 차이를 이번 강의를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일본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창피를 당하는 것(恥をかくこと)’이라고 한다. 혹여나 다른 사람과 달라서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이런 행동을 하면 민폐이지 않을까, 의견이 혼자만 다르진 않을까, 이런 고민들을 수없이 한다고 한다. 자신의 주장이 뚜렷하고,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개개인의 의견을 중요시하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단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1=2’가 아닌 ‘1+1=∞’이라는 공식이 내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두 명의 사람이 만나 두 명의 시너지를 내는 게 아니라, 한명 한명이 모여 두 사람이 무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그 짧은 공식만으로도 일본은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힘을 강조한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은 개인의 능력을 최고치로 올리는 데에 치중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여러 사람이 조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어느 것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동일본대지진 당시 세계를 놀라게 한 일본은 이 공식으로 비롯된 것 같다.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뜻 깊은 강의를 진행해주신 핫토리 요시노부 씨를 첫 번째 ‘연(縁)’으로 담고 싶다.
두 번째는 미타카중등교육학교(三鷹中等教育学校), 오마가리농업고등학교(大曲農業高等学校)의 학생, 선생님들이다. 미타카중등교육학교 방문 당시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서 우리와 함께 급식을 먹게 될 학생들이 기다려야 했던 불상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틀어주며 환호로 반겨주던 중3 친구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내 이름을 도화지에 예쁘게 꾸며서 적어놓은 걸 쑥스럽게 내밀며 자기소개로 축구를 부활동(동아리활동)으로 한다던,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에서 꼭 만나자던 남자아이.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제일 중요한 이름을 물어보지 못한 게 아직도 한스럽다. 이후 버디 친구와 함께 음악부, 검도부를 다니며 부활동을 잠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매번 일본 학교를 보며 부러웠던 점은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한국 중고등학교가 어떻게든 공부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동아리 활동 시간을 줄이려 하는 것에 반해 일본의 학교는 부활동이 교육과정의 일부라고 여기며 애착을 갖고 지원을 해주는 분위기인 것 같아 무척 부러웠다. 심지어 부활동으로 낸 성과로 대학에 들어가는 전형도 많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오마가리농업고등학교에서는 딸기잼을 만드는 체험을 해보았다. 사실 일정표에 잼 만들기 체험을 한다는 것을 보고 단순히 요리를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마치 고등학교가 아닌 공장에 있는 것만 같았다. 난생 처음 보는 커다란 기계에 딸기를 대량으로 부어넣고 키만한 주걱으로 휘젓는가 하면, 딸기잼을 담을 유리병을 한 번에 소독하는 기계도 구경했다. 오마가리농업고등학교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듣고 실습해보며,  대부분이 졸업 후 취업을 한다고 한다. 한국의 농업고등학교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본의 농업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취업 후를 생각해 실질적인 기술들을 가르치고 체계적으로 커리큘럼을 만들어 나가는 것 같다. 한국은 대부분이 ‘공부’로 대학을 가고, 또 ‘공부’로 취업을 하는데, 일본은 학생 개개인이 가진 개성을 존중하여 그에 맞춰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 같았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도 자매학교가 있어서, 방문이 예정된 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어 계획을 짜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불편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쓰고 배려해주었던 미타카중등교육학교, 오마가리농업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두 번째 ‘연(縁)’으로 담고 싶다.
세 번째는 센보쿠시(仙北市)의 요시다 씨다. 우리가 아키타(秋田)에서 많은 것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해주시고 마지막까지 책임져주신 분이다. 모두가 홈스테이 가정에 간 첫날, 호스트패밀리 분께서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모르고 집에 갔는데, 담배냄새를 맡으면 몸에서 격하게 반응을 하는 체질이라, 집 전체에 담배냄새가 배여 있어 바로 선생님께 SOS요청을 했고, 나는 홈스테이를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선생님께 그 사실을 알리자마자 요시다 씨는 내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늦은 밤에 홈스테이 집에서 호텔까지 직접 운전하여 데려다주시고 끝까지 걱정해주셨다. 홈스테이를 어떻게든 시켜주기 위해서 다른 집에 전화를 돌려 알아보고, 민폐가 아니라며 언제든지 몸이 괜찮아지면 다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해도 된다고 달래주셨던 기억이 난다. 아키타는 매일 온 세상이 눈으로 새하얗게 덮여 있었는데도 단 한 번도 차갑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포근했던 건 아마도 센보쿠 시의 요시다 씨, 그리고 국기를 열심히 흔들며 미소로 맞아주셨던 모든 관계자 분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들을 세 번째 ‘연(縁)’으로 담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한국청년방일단(7단)이다. 처음에는 서로 머뭇거리면서 대했지만, 나중에는 누구랄 것 없이 서로를 챙기며 매순간을 함께했다. 항상 신뢰해 주시고 우리를 자랑스러워하셨던 조민경 인솔 선생님,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놓지 않고 가이드 해주셨던 선생님들, 그리고 고등학생 친구들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중 누구 한 명이라도 없는 연수단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큰 탈 없이 연수를 끝마칠 수 있었던 건 모두가 ‘一人前’,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0일간의 길 줄 알았던 짧은 시간동안 일본의 다양한 것들을 체험해 볼 수 있었지만,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에 함께한 모든 ‘연(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인연들은 이제 추억에 담아놓고 이번 연수를 통해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한아름 안고 사회에 나가보려고 한다. 이런 연수를 스무 살이 되고 난 후 가게 되어 참 행운인 것 같다. 앞으로 10년간 내가 일본에서 생활하는 동안 이 경험이 반드시 내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모든 관계자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매년 이런 방일단이 만들어져서 보다 많은 학생들이 경험해보았으면 한다.

===================================================================================================

이준혁(경북외국어고등학교 3)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일본에서 9박 10일을 보내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다. 일본인들은 언제나 친절하고, 신라 천년의 미소보다도 아름다운 미소를 항상 띠고 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많이 배우고 온 나는, 이전의 나로부터 계주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욱 친근감을 느꼈으면 한다. 물론 홈스테이 가족 후지이 부부의 말처럼 두 나라를 '먼 나라'로 만드는 건 윗사람들이지만, 우리 민간인들에게만큼은, 서로가 그저 '가까운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는 마음에 시멘트를 들이붓는 경험이 되었다.

이언소(장유고등학교 2)

이번 방일을 통해서 저의 시야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평소 공부밖에 관심이 없던 저였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서 일본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장차 미래에 일본과 관련이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멋졌던 도쿄, 눈으로 뒤덮여 광활한 흰 풍경을 선사해준 아키타,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겐 값진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홈스테이를 통해 일본의 전통을 체험하고 일본의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멋진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고, 이런 연수에 참여할 수 있는 대회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고 도와줄 생각입니다.

신대홍(군위고등학교 3)

방일연수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 일본을 방문한다면 정말 가기 힘들 아키타와 이와테를 방문하여 하얀 눈과 함께 지역 주민들과 만나 귀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들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기회를 제공해 주신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일한문화교류기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러한 교류활동이 더 늘어 양국의 청소년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랍니다.

김성현(부산남고등학교 2)

의지할 곳이 없던 내게 의지할 곳을 만들어주고 숨막히도록 치열한 경쟁으로 가득한 학교를 벗어나게 해준 데다 행복한 경쟁이란 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 한국청년방일단!
모두를 위해 망설이지 않고 희생하던 사람, 엄마처럼 모두를 감싸주던 사람, 폐를 끼친 사람이 있어도 불만이 아닌 걱정을 해주던 듬직한 단원들!
내가 갈 수 있는 세상은 아직 이렇게 많다는 걸 직접 보여준 일본의 수많은 절경들!
처음 보는 사람을 따뜻하게 반겨주던 수많은 사람들! 이 모든 것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 받았습니다.
내겐 너무 과분한 이 기회를 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손예빈(경남여자고등학교 2)

길고도 짧았던 9박 10일 동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개인으로서는 하지 못할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이번 한국청년방일단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과분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방일 전부터 일본에는 관심이 꽤 있었는데 이번 방일 후에 좀 더 일본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습니다. 또, 방일 기간 동안 체험한 것은 소중한 추억이 되어 제 가슴 속 깊이 남을 것입니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 일본의 홈스테이 가족들과 10일간 동고동락한 단원들 모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이소정(경북외국어고등학교 1)

계속 동경해 온 일본에 9박 10일 동안 한국청년방일단으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벌써 약 반 년이 지나, 어느덧 9박 10일도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막연하게 상상만 하고 있던 일본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일본을 피부로 느끼고, 단순히 관광 여행만으로는 경험할 수 없던 학생교류, 소란부시, 농장 시찰 및 체험 등 여러 가지 기억들을 안게 되었습니다. 방일단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간 추억들로 인해 너무나도 행복한 10일이었습니다. 이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하겠지만, 이 여정을 잊지 않고 언젠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통할 때 다시 만나 그때처럼 웃고 떠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로 다 표현은 못하지만 고맙고 사랑해요.

길도연(언양고등학교 2)

처음에는 내가 이런 곳에 와도 되는가? 과연 9박 10일이라는 긴 시간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9박10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어찌 보내야 하는지 막막해 하며 첫날을 보냈고, 하루 이틀을 지나면서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을 이렇게 만나니 다들 목표나 목적이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일기간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갖고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영향도 있지만 많은 체험이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어색하고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지만 마지막에는 아쉽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9박10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은영(부산관광고등학교 3)

이번 연수에 참가하게 되어 매우 기쁘며 또한 매우 감사히 생각합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교류하는 일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생겨 싸우게 된다고 하더라도 대화의 장을 만들고 교류함으로써 비록 ‘나’라는 한국인과 ‘너’라는 일본인이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만 이것이 바탕이 되어 한국과 일본이 가장 가깝고 친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