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이 주최한 일본가요대회, 중고교생 일본퀴즈대회 등에서 선발된 대학생 14명이 포항여자고등학교 이종철 선생님의 인솔로 2014년 2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JENESYS 2.0 한국청년방일연수단”으로 도쿄, 오사카, 교토, 와카야마 등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김희진 학생의 방일연수 후기를 소개합니다. |
「JENESYS 2.0 한국청년방일연수를 마치고」
울산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김희진
이번 방문이 나에게 다섯 번째 일본 방문 이었다. 9박 10일 동안 외국에 나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고3을 앞둔 시점에서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놓칠 수 없었다.
연수를 떠나기 전 나는 이번 기회가 일본퀴즈대회에서 입상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치 있었고 배울 것들이 많았다. 퀴즈대회 입상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연수는 나에게 주는 보상이 아니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라는 교훈을 주는 것이었다.
이번 연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에도(江戸)도쿄박물관과 지브리 미술관이었다. 두 박물관 모두 내 진로와 관련하여 큰 영감을 주었다. 에도도쿄박물관은 건물 외관부터가 매우 웅장하고 내부도 스케일이 큰 박물관이었다. 하지만 유물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대신, 에도시대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은 인형과 모형이 많았다. 이러한 전시 스타일은 유물이 많지 않은 박물관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방대한 양의 유물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은 청소년과 어른들에게 좋지만, 어린 아이들과 박물관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 자칫하면 박물관이 지루하고 오기 싫은 곳이 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는 최대한 쉽고 재밌게 보여줘야 한다. 에도도쿄박물관은 이러한 것들이 있었다. 에도시대에 있었던 다리를 실제 박물관 내부에 재현해 관람객들이 건너갈 수 있게 하고, 에도시대 가마, 수로시설을 모형,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가 그림이 아닌 인형으로 전시되어 있어 훨씬 실감났다. 또한 질병을 물리치는 의식에 사용되었던 도구를 실제 크기와 무게로 재현해 놓아, 직접 만져보고 들어볼 수 있고, 에도시대 가옥 내부의 풍경을 진짜 집 내부처럼 꾸며놓는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러한 모형들과 같이 유물들을 본다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에도도쿄박물관에는 이밖에도 기온마츠리(祇園祭) 때 쓰는 가마와 개화기 때 신문사 건물을 실제 크기로 재현해 놓는 등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일본의 역사나 일본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전시기획과 박물관 교육을 담당하는 큐레이터가 되고 싶던 나에게 신선한 아이디어를 주는 박물관이었다.
지브리미술관은 다른 박물관들의 상식을 깨는 박물관이었다. 또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곳이었고 하루 종일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눈길을 끄는 시각적 전시는 물론 섬세하고 놀라운 디테일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들어갈 때 받는 입장권은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 필름이었는데 정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층층마다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상큼한 분위기를 풍기는 화장실까지 모든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듯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안내 책자에 쓰여 있던 문구였다. “우리 모두 이곳에서 미아가 되어봅시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알고 보니 이곳에는 정해진 루트가 없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부터 보면 된다는 것이었다. 마치 놀이터에 있는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사실 이 아이디어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있어서 꼭 필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박물관은 놀이터처럼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정해진 루트에 따라서 조용하게, 방대한 양의 유물을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나 또한 어렸을 때는 그랬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박물관이 어린이들에게도 재밌고 또 찾고 싶은 곳으로 여겨질까? 어떻게 하면 박물관에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주 노출될 수 있을까 라고 고민을 여러 번 했었다. 지브리미술관은 이에 대해 좋은 해답을 내놓았다. 관람자들을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이다. 박물관 안에서 ‘미아’가 되어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다. 물론 시대별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보통의 박물관에서는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최대한 이를 지키면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관람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전시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에도도쿄박물관과 지브리미술관은 평소 내가 고민하던 것들에 대해 창의적인 생각을 덧붙여 줬다. 앞으로 내 진로를 나아가면서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홈스테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처음이었지만 홈스테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너무 친절하게,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 같은 도시가 아닌 정말 시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 눈물을 쉽게 흘리지 않는 나였지만 홈스테이 가족들과 헤어질 때에는 정말 많이 울었다. 내가 왜 이렇게 많이 울었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평소 학교에서는 긴장상태로 지내면서 주위 친구들과 공부를 하면서 경쟁하면서 지냈는데 이번 홈스테이에서 그런 긴장을 풀고 마음속 정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헤어질 때 그렇게 울었던 것 같다. 이렇게 내가 긴장을 풀고 충분히 릴렉스 할 수 있게 만들어준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홈스테이를 통해 내가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다른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나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평소 힘들어하던 것들이 왜 힘들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앞으로 고쳐나갈 방법 또한 구한 것 같다. 또한 이번 여행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쁜 일상을 떠나 여유롭게 나를 돌아보면서 나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런 게 바로 여행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방일연수단으로 참가한 여러 친구들을 보며 나에게 부족한 점도 깨닫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온 친구 중에 나와 같은 꿈인 역사학자의 꿈을 가진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보면서 내 꿈을 향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여러모로 느끼고 배운 것 같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꼭 참가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가서 고3으로서 열심히 전력을 다해 공부해야겠다.
연수를 떠나기 전에는 고3을 앞둔 시점으로서 연수기간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다녀온 후에는 내 꿈에 대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기에 이번 연수가 보람찼다고 생각한다.
<참고>
에도도쿄박물관 http://www.edo-tokyo-museum.or.jp/
지브리미술관 http://www.ghibli-museum.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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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오찬회> |
<아사쿠사(浅草) 센소지(浅草寺)에서> |
<이타바시유토쿠(板橋有徳)고등학생들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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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야마(和歌山) 교류센터> |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
<기모노(着物)체험> |
<긴카쿠지(金閣寺)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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