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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이 주최한 일본어 변론대회, 일본어 연극제, 일본어 디베이트대회 등에서 선발된 대학생 18명이 한국해양대학교 김윤해 교수의 인솔로 2014년 1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JENESYS 2.0 한국청년방일연수단”으로 도쿄, 오사카, 교토, 오이타 등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동아대학교 정희윤 학생의 방일연수 후기를 소개합니다.


「JENESYS 2.0 한국청년방일연수를 마치고」

 

동아대학교 국제학부 일본학과 정희윤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지 약 10년이 지난 올해, 나는 처음으로 이번 연수를 통해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다. 9박 10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집을 떠나 해외로 간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지만 역시 불안함이 앞섰다. 특히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10일간의 연수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오리엔테이션 때 만났던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이 다들 너무나 상냥하고 잘 대해줘서 이러한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1월 15일, 연수를 떠나는 당일, 비행기에 올라 기내식을 먹을 때 즈음에야 드디어 일본에 간다는 실감이 났다.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일본의 거리를 달릴 땐 한국의 거리와 다르지 않아 위화감이 없이, 그저 두 시간도 안 되는 비행에 지쳐 빨리 쉬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으로만 보았던 도쿄 스카이트리가 버스 창 밖에 있는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다시 한 번 일본에 온 것을 실감했다.

도쿄에서 3박 4일간 묵을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대충 풀고 친해진 친구들과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 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 일본 편의점의 음식들을 각자 이것저것 샀다. 그렇게 매일 한 방에 모여서 트럼프 카드를 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고, 처음 먹어 본 일본의 푸딩이 너무나 맛있어서 감탄했다. 호텔 창문 밖으로 보이는 스카이트리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나는 다음 날의 연수에 대한 기대를 안고 잠들었다.

본격적으로 연수를 시작하는 둘째 날이 되었다. 호텔의 조식은 뷔페식으로 일식 반찬도 있어서 신기했다. 연수에 대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우리 단원들은 단정한 옷차림으로 릿쿄대학(立教大学) 경영학과 스즈키(鈴木)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한국어도 아닌 일본어로 “일본의 회사와 경영”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은 나에게는 조금 버겁고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일본에 있는 대학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쉽게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큰 것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점심 식사는 일한문화교류기금의 관계자 분들과 함께 했다. 기금 관계자 분들의 인사 말씀을 듣고 나에게 이런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환영 오찬회를 마치고 우리들은 전자기기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거리인 아키하바라(秋葉原)로 향했다. 처음 아키하바라를 본 솔직한 나의 느낌은 충격 그 자체였다. 커다란 건물과 자동차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거리에는 메이드 복장을 한 여자들이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처음엔 너무 놀랍고 우스웠지만 점차 거리의 분위기가 흥겹고 즐겁게 느껴졌다. 다음 날 있을 자유시간에 아키하바라에 다시 와보고 싶다고 느낄 정도였다. 이러한 일본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연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키하바라 견학을 마치고 일본 외무성을 방문했다. 낮에 강의를 듣고, 아키하바라를 다녀온 탓인지 피곤한 상태에서 외무성 관계자 분들의 말씀을 들어서인지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자칫 딱딱한 분위기가 될 수 있는 외무성 견학이었지만 다 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견학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하루에 세 가지의 일정을 소화하려니 조금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었다.

 

연수 셋째 날은 일본에 오기 전부터 기대하던 자유시간이 있는 날이었다. 이 날의 유일한 일정인 간다외어대학(神田外語大学) 방문을 위해 치바(千葉)로 향했다. 지금까지 일본인 친구가 한 명도 없었던 나는 또래 일본인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떨리고 기뻤다. 나와 동갑인 1학년 학생들 조차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 놀라웠고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간다외대의 학생식당에서 조별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한 후, 같은 조가 된 일본인 친구들이 소속된 동아리의 케이팝 댄스 무대를 관람하였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이용해 학교 근처에 있는 게임센터에 가서 스티커 사진을 찍고 게임을 하며 신나게 놀고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헤어지기 전에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여 처음으로 일본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그 중에는 한국에 유학 오기로 한 친구들과 한국에서 다시 한 번 만나기를 약속한 채 헤어졌다.

드디어 기대하던 자유시간이 되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호텔 근처에 있는 스카이트리에 가기로 했다. 일본의 택시비가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기본요금에 한 번 놀라고, 스카이트리에 가까워질 때마다 거침없이 올라가는 요금에 다시 한 번 놀라서 내릴까 말까를 몇 번이나 고민했다. 스카이트리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쇼핑몰 소라마치를 구경하며 스카이트리의 오리지널 기념품과 일본풍 장식품 등을 기념으로 구입하고, 어두워질 때쯤 스카이트리 위로 올라가 야경을 구경했다. 도쿄의 야경에 감동한 나머지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모른다.

 

연수 넷째 날은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하네다(羽田)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오이타(大分)로 향했다. 오랜 이동시간에 지쳤지만 한국에서도 타본 적 없는 국내선 비행기를 일본에서 타게 되어서 신기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분고오노시(豊後大野市)에 있는 홈스테이 대면식장에 도착했다. 지역에 대한 소개와 시장님의 인사말씀을 듣고, 2박 3일간 함께 생활할 호스트 가족과 만나게 되었다. 내가 신세를 지게 된 집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70, 60대라는 연세가 무색할 만큼 건강하셨고, 아주머니께서는 상냥하시고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첫날부터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아늑한 집과 맛있는 할머니의 손요리, 따뜻한 잠자리 등 모든 것이 완벽한 환경이었지만 그 중 제일은 4살짜리 남자아이 '간타'가 있다는 것이었다. 간타는 낯을 거의 가리지 않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먼저 다가왔고, 말도 또박또박 하는 것이 너무나 귀여웠다. 너무 활발한 성격 탓에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같이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술래잡기를 하는 등 나까지 어린 아이로 돌아간 것 같아 즐거웠다. 홈스테이 둘째 날에는 다케다(竹田)의 다른 집에 홈스테이를 간 단원들과 모여 함께 떡을 만들어 먹고, 다케다의 명소를 둘러보았다. 홈스테이 마지막 날은 아침 일찍부터 분주히 짐을 싸느라 바빴다. 2박 3일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것 같아 아쉬웠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주머니와 간타와 헤어지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뿐만 아니라 할머니 그리고 함께 홈스테이를 갔던 친구들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꼭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마중 나와 주신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다음 일정으로 버스를 타고 일본 기업주식회사 구게본점(クゲ本店)을 방문하여 일본 술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직접 보고 설명을 듣고‘사케’를 선물로 받았다. 그리고 오이타 공항에서 오사카 공항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하고 오사카에서 묵을 호텔에 도착하였다. 이 날도 어김없이 우리는 편의점을 찾아가 간식을 사들고 한 방에 모여 각자 홈스테이에 대한 감상을 주고 받았다.

 

오사카에서의 첫째 날의 일정은 기업가 뮤지엄 방문과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를 직접 만들어 점심식사를 하는 것과 일본 전통 문화인 와다이코(和太鼓)를 체험하는 것이었다. 먼저 기업가 뮤지엄에서는 익히 들었던 일본 회사의 창시자들과 그들의 일화를 들을 수 있었고, 잘 몰랐던 일본의 기업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점심에는 오사카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오코노미야키를 내가 직접 만들어 먹게 되어서 재밌었고 신선했다. 그러나 사실 이날 가장 즐거웠던 것은 자유시간도 아닌 와다이코 체험이었다. 시범으로 본 북 연주는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멋있었고, 내가 직접 와다이코를 치는 것 또한 너무나 즐거워서, 팔도 아프고 손바닥에 상처도 났지만 꼭 다시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체험이 되었다. 자유시간에는 일본의 지하철을 타고 도톤보리(道頓堀)에 갔다. 유명한 음식점에 가서 다코야키(蛸焼)와 야키소바(焼きそば)를 먹고, 꼭 가보고 싶었던 돈키호테에 가서 쇼핑도 했다. 이 날은 다른 날에 비해 체력 소모가 컸던 탓인지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사카에서의 둘째 날은 오사카대학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간다외대를 방문했을 때보다 자유시간이 적었던 탓인지 학생들과 많이 친해지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팀별로 퀴즈대회를 한 것은 즐거웠다. 오사카대학 방문의 일정이 끝나고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다시 도톤보리로 향해 다하지 못했던 쇼핑을 했다. 다음에 다시 도톤보리에 가게 된다면 헤매지 않을 자신도 생겼다.

오사카에서의 셋째 날은 일본 연수의 모든 일정이 끝나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교토로 이동하여 기대하고 있었던 기모노(着物) 체험을 하였다. 한복보다 폭이 좁아 걸을 때 불편하긴 했지만 입어보니 기모노가 너무 예뻐서 일본 전통 문화에 더욱 흥미가 생겼다. 근처 산책을 하고 기모노 쇼를 보고나서 점심식사를 하고 문화유산을 견학하였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봤던 긴카쿠지(金閣寺)와 텔레비전 방송에서 소개되던 료안지(竜安寺)를 직접 견학하게 되니 신기하고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교토에 있는 학생들도 잘 몰랐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투리도 조금 배울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교토학생들과 헤어지고 또 다른 문화 체험, 다도를 배우러 오래된 일본 전통 가옥을 방문했다. 짧은 시간 동안 배운 다도지만 왠지 몸가짐이 참해진 것 같고, 일본 문화에 또 한 걸음 가까워진 것 같아 기뻤다. 다도를 20년 넘게 하신 분이 차를 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고, 그 분이 탄 차와 내가 직접 탄 차의 맛이 같은 재료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다르게 느껴져서 놀랐다. 그렇게 일본 연수의 일정을 모두 마친 우리 단원들은 저녁식사를 하며 감상 보고회를 하였다. 다른 단원들의 감상과 생각을 들으며 연수를 마무리 짓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10일의 연수기간 동안 정들었던 모든 단원들과 단장님, 그리고 통역선생님, 교류기금의 후쿠시마 선생님까지 모두와 헤어지려니 아쉬움에 또 눈물이 나왔다. 연수가 시작되고 많은 만남이 있었던 만큼 헤어짐도 많은 것이 슬펐지만, 좋은 경험을 함께 한 사람들이 생겨서 마음이 든든했다. 만약 내가 개인적으로 일본에 여행을 갔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었을 체험을 하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보람찼고, 태어나서 제일 즐거운 9박 10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간다외어대학(神田外語大学)에서>

<긴카쿠지(金閣寺)에서>

<기모노(着物)체험>

<다도체험>

<오사카대학(大阪大学)에서>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만들기 체험>

<와다이코(和太鼓)체험>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