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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Japan - 일본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서….’

 

포항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 이지은

4월 10일(수)

나는 일본정부가 초청하는 Cool Japan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고등학생방일연수단 33명 중(단원 30명, 인솔 3명) 한사람으로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일본연수를 다녀왔다.

아침 일찍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했다. 일 년 만에 가보는 일본이라서 두근거리기도 하고 기대되는 마음이 가득했다. 일주일을 함께할 친구들을 만나고 우리는 일본으로 향했다. 나리타공항에서 일주일간 연수를 함께할 서울일본대사관 선발단원, 제주총영사관 선발단원, 그리고 내가 속해있는 부산총영사관 선발단원 등 33명이 모두 모였다. 우선 우리는 2일 동안 머물 숙소인 메트로폴리탄 에드몬드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향하는 동한 통역자 분이 일본의 지리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유익한 정보가 많았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우리는 일본 스모선수들이 즐겨 먹는 다는 창코나베를 먹으러 갔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많이 기대를 했었는데 사실 기대한 만큼의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번 쯤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라 연수를 통해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

식사가 끝나고 한명씩 자기소개를 했는데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 내가 있다는 것이 정말 기분이 좋았다. 모두의 소개가 끝나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 첫 날밤을 보냈다.

 

4월 11일(목)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각자 준비를 하고 일한문화교류기금을 방문해 연수에 대한 소개에 대해 들었다. 내가 참가한 Jenesys2.0 이라는 사업에 대해 더 알 수 있었고 내가 이 연수를 통해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점심은 워싱턴호텔에서 일한문화교류기금 주최로 공식 환영 오찬회를 마치고 모두가 기대하는 하라주쿠(原宿)로 향했다.

우선은 1, 2팀으로 나눠 단체로 돌아다니며 하라주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라주쿠는 패션의 거리라는 명성에 맞게 정말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모두가 각자의 개성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였다. 우리나라 였다면 계속 뒤돌아볼만한 패션이 이 곳 하라주쿠 에서는 모두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어떤 개성을 가져도 당당해질 수 있는 곳!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라주쿠에 오면 꼭 먹어봐야하는 크레페도 먹고 쇼핑도 하고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다.

 

4월 12일(금)

오전에는 시부야(渋谷)에 위치한 DeNA라는 모바일 게임 업체를 방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멋진 건물이었고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내부 또한 너무 좋았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기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DeNA는 1999년도에 3명으로 시작해 2012년에는 2101명의 직원이 있는 큰 규모의 회사였다. 직원 중에는 10명 정도의 한국인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멋진 기업에서 다수의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 뿌듯했고 나도 나중에는 멋진 기업에서 일하리라 다짐했다. 25층인 회사 창문을 통해 바라본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워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업체 방문을 마치고 우리는 신칸센을 타고 군마현(群馬県)으로 향했다.

군마현은 달마(達磨) 생산의 80%를 차지할 만큼 달마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는 쇼린잔 다루마지(少林山 達磨寺)라는 절을 방문해 달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여러 종류의 달마를 구경했다. 그 후 근처 달마 공장으로 가서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가 하는 것은 학과 거북이를 의미하는 눈썹과 수염그리기였는데, 말처럼 쉬운 게 아닌 엄청 정교한 작업이었다. 눈썹과 수염을 다 그리고 나면 눈동자를 그리는데 이때 우리는 소원을 빌며 한 쪽 눈을 그린다. 그리고 나머지 한쪽 눈은 그 소원을 이루고 나서 채우는 것이 관례라 한다. 나는 고3 인만큼 대학합격이라는 소원을 빌었다(부디 내년에 나머지 한 쪽 눈을 채울 수 있기를 ^^..)

다음날 달마를 만드는 우리의 모습이 군마현 지역신문에 실렸다.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의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이 기뻤다. 모든 체험을 마치고 우리는 이카호(伊香保) 온천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유카타를 입고 저녁식사를 했는데 옷에 익숙하지 않아 마음 놓고 저녁식사를 하기엔 조금 불편했다. 저녁식사는 다양한 요리로 가득한 진수성찬이었는데 반찬 하나하나 개개인으로 놓여져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식사를 마치고 온천체험을 했는데 특히 야외에서 즐기는 노천탕은 정말 좋았다. 위를 보면 별이 빛나고 있고 주위는 나무들이 많아 정말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온천이었다.

꼭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4월 13일(토)

아침 일찍 온천을 나서서 온천 주변 거리를 산책하고 장난감과 인형 자동차를 주제로 한 박물관을 방문했다. 항상 일본을 갈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은 정말 볼거리가 많다.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 박물관인데 직접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게 하고 내부도 멋지게 꾸며놓아 볼거리가 많았다. 점심은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라는 미즈사와(水沢) 우동을 먹었는데 평소 먹던 우동과는 다른 특이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쿠미노 사토(たくみの里)>라는 마을을 방문했다.

장인의 마을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곤약 만들기, 가면 만들기 등 2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많은 관광객이 방문 할 수 있도록 노력중인데 경관을 위해 전봇대를 뒤 쪽으로 옮기고 소방서 또한 경관에 맞게 지어진 것은 정말로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그 노력에 걸맞게 거리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마을 구경을 마치고 드디어 기다리던 홈스테이 가족과의 대면식이었다. 홈스테이는 한 가정에 3명씩 배정이 되는데 나와 같이 배정된 친구들이 계속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여서 더욱 기대가 됐다. 홈스테이 아버지를 본 첫인상은 정말 좋으신 분 같고 다른 가정분들 중 가장 멋있었다. 우리는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우리가 묵는 홈스테이 집은 정말 멋진 곳 이였다. <가카시>라는 이름을 내건 민박을 운영하는 집이였는데 정말 풍경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어머니인 구미코 상도 너무 좋으신 분이었다.

저녁은 아버지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카레를 먹고, 일본 전통 게임도 하고 평소 두 분의 취미인 종이접기를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종이접기를 한 기억이 거의 없는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리가 종이접기 하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정말 즐거워 하셨고 우리 또한 즐거움을 줄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머니가 만든 대형 종이 공으로 공놀이로 하고 하루를 마쳤다. 알면 알수록 순수한 분이신 것 같다.

   

4월 14일(일)

다다미방에서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너무 추웠다. 새삼 우리나라의 온돌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는 아침밥이 차려지기 전까지 토끼와 닭에게 모이를 주었다. 토끼가 먹는 풀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아침밥은 일본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식사였다. 연어구이와 된장국 낫토(納豆) 등 대부분의 일반가정에서는 이렇게 아침을 먹는다고 한다.

오후에는 한창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이고 축제기간이라 직접 만든 오니기리(おにぎり; 주먹밥)을 싸가지고 꽃구경에 갔다. 사람들이 정말 많고 일본 축제에서 볼 수 있는 먹거리 노점들이 가득 늘어서 있었다. 아버지가 요리한 음식을 먹고 각자 만든 주먹밥도 먹으며 꽃구경도 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금방 헤어지는 시간이 왔다.

홈스테이 가족과의 송별식에서 한 학생이 홈스테이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갑자기 송별회는 눈물바다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가정은 아무도 울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슬프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너무 소중한 가족이 생겼고 좋은 추억이 생겨서 너무 행복했다. 꼭 다시 오라고 말해주시는 분들에게 따뜻한 정을 느꼈다. 아마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웃음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그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우리는 다시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돌아왔다.

 

4월 15일(월)

우리는 각자의 교복을 입고 ‘이쿠분칸(郁文館)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이쿠분칸의 교육 이념은 학생들의 꿈을 존중해주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학교는 4시 정도에 마치고 그 이후에는 클럽활동을 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클럽만 해도 4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설명을 마치고 우리는 서예수업을 들었다. 평소 일본어의 유래가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수업이여서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일본의 글자는 2000년 전 중국에서 전해졌는데 한자만으로는 일본만의 것을 나타 낼 수 없어 생겨난 것이 히라가나, 가타카나라고 한다. 이 후에 선생님이 서예 시범을 보이셨는데 역동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질문을 맞춰서 그 작품을 내가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점심시간부터는 두명에 한명씩의 일본 학생과 파트너가 이어진다. 나는 주현이와 마루타라는 남학생과 파트너가 되었다.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었다.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마루타는 금붕어를 좋아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금붕어라는 것에 조금 웃겼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을 해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그에 관한 직업을 선택하려고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무언가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 대부분이 비슷한 직업들이며 심지어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확고한 꿈을 가진 그가 부러웠다. 밥을 먹고 학교 구경을 하고 강당에서 신입생들을 위해 클럽활동을 소개하는 모습도 보았다.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파트너와 한 반에 모였는데 일본학생들이 불러주는 ‘翼をください ’ 라는 곡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전화번호를 서로 교환하고 헤어졌다. 짧지만 너무나 좋은 친구들이여서 그리고 그런 친구들을 만나서 좋은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일정으로 우리는 외무성을 방문했다. 외무성을 방문하니 이 연수가 정말 큰 기회였다는 걸 느꼈다. 외무성을 방문했다는 것 자체로 너무나 큰 경험이었다.

마지막 날 저녁 식사를 끝으로 우리는 방일연수의 마지막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각자 일주일동안의 느낀 점을 얘기하는데 내용의 대부분은 친절했다. 깨끗했다. 등의 내용이었다. 물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Cool Japan - 일본의 매력 찾기’라는 이 사업의 목적에 맞게 나는 평소에도 알고 있던 매력외의 매력을 이번 연수를 통해 찾고 싶었는데 내가 새롭게 느낀 것은 정말 문화재 보존이 뛰어나다는 것. 그리고 군마현을 대표하는 군마짱(캐릭터)을 확실히 상품화 시키고 그 다쿠미노 사토와 같은 마을을 특성화 시키는 것들이 이번에 깨달은 큰 매력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각자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교육 또한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도 학생 개개인의 꿈이 존중받고 꿈을 가지기에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 연수에 참가한 30명의 학생들이 너무나 좋은 경험을 가졌을 것이란 걸 믿는다. 단순히 즐거움을 떠나 ‘정’이라는 배움 ‘시민의식’이라는 배움 ‘꿈’이라는 배움 ‘문화재의 보존’ 이라는 배움 등 많은 것을 배우게 해 준 연수였다. 이 배움을 살면서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달마 그리기 체험>

<이쿠분칸 고등학생들과 앞줄 중앙이 필자>

<외무성 방문>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DeNA 방문>

<홈스테이 가족 대면식>